TRAVEL JOURNAL
해가 기울면 걷고 싶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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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목적지를 향해 이어지지만, 어떤 길은 목적지보다 걷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이 길도 그렇다. 붉은 흙길과 하얀 산책길이 나란히 이어지고, 오래된 나무들은 묵묵히 그늘을 내어준다. 낮 동안 달아올랐던 공기는 서서히 식어가고, 숲은 조금씩 저녁의 색으로 물든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이 시간이 되면 빨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운동을 위해 걷고, 누군가는 생각을 정리하며 걷고, 또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이 길을 선택한다. 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조용히 걸어보라고, 오늘 하루도 충분히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가장 걷기 좋은 시간은 어쩌면 하루가 끝나기 직전의 이 짧은 순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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