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JOURNAL
500년 왕후박나무 아래서 쉬어간 창선도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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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유난히 맑았던 날, 동료들과 자전거를 타고 남해 창선도의 길을 달렸다. 햇살은 강했지만 함께 페달을 맞추며 달리는 길에는 웃음과 활기가 가득했다. 이날 잠시 멈춰 선 곳은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였다. 넓게 펼쳐진 가지와 풍성한 잎이 커다란 그늘을 만들고 있었고, 그 아래에 서니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켜온 나무의 깊은 세월이 느껴졌다. 라이딩 복장을 한 우리는 왕후박나무 앞에 나란히 서서 함께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 나무는 높이가 약 9.5m이고 밑동에서부터 11개의 가지로 갈라져 있으며, 수령은 5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커다란 물고기의 배에서 나온 씨앗을 마을에 심어 지금의 나무로 자랐다는 이야기와 이순신 장군이 나무 아래에서 쉬어 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수백 년 동안 바닷바람을 견디며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왕후박나무. 단순히 크고 오래된 나무가 아니라 마을의 역사와 사람들의 소망을 함께 품어온 특별한 존재였다. 나무 그늘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에는 가까운 편의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원한 음료로 갈증을 달래고 간단한 간식을 나누며 지금까지 달려온 길과 남은 일정을 이야기했다. 라이딩 중간에 갖는 짧은 휴식이었지만,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웃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자전거 여행의 매력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데만 있지 않다. 길에서 만난 오래된 나무 한 그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달린 사람들과 그늘 아래 쉬어가는 순간까지 모두 하나의 여행이 된다. 500년 왕후박나무 아래에서 남긴 사진과 잠시 나눈 휴식. 이날의 창선도 라이딩은 달린 거리보다 길 위에서 만난 이야기와 동료들의 웃음으로 더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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